증권계 "ECB 통화정책, 미-중 협상, 중국 경제 지표 등에도 관심 가져야"

▲ 영국 브렉시트 반대시위 집회 모습.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글로벌 증시가 미국-중국 무역분쟁 이슈로 출렁이는 가운데 이번 주(10~14일) 한국증시의 향방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주 코스피 시장에서 매수와 매도를 오가면서 방향성을 탐색하는 모습을 보였던 외국인들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도 관심사다.

9일 증권계와 CNBC 등에 따르면 미-중 무역분쟁 이슈는 재점화되는 조짐이다. 지난주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체포와 함께 미국 연방검찰이 중국 정부와 연관된 해커들을 기소할 것이라는 소식으로 양국 관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7일(미국시간) 뉴욕증시는 이 같은 우려에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11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부진까지 겹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우존스 지수(-2.2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2.33%), 나스닥 지수(-3.05%) 등 3대 지수가 줄줄이 미끄러졌다.

이번 주에는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 관련 표결 등 대형 변수가 대기하고 있다. 영국과 EU(유럽연합)의 브렉시트 합의안은 오는 11일(현지시간) 영국 의회의 비준 통과를 거쳐야 한다. 문제는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합의안에 대해 영국 내부의 반발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준을 위해서는 의회 과반수인 320표가 필요하지만 보수당 내 60~80여명의 강경파가 찬성할 것이냐가 관건이다.

영국 의회 비준이 부결될 경우 파장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잉글랜드은행이 의회의 합의안 부결에 대비해 긴급 유동성 공급정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2016년 6월 브렉시트 결정 이후 시행된 조치와 유사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분석했다.

영국 하원 비준과 관련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가장 긍정적인 시니리오는 합의안이 승인되는 경우다. 합의안이 승인되면 글로벌 증시는 물론 파운드화 가치 회복에 따른 영국 금융시장 안정세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영국의 금리와 파운드화 환율은 이미 노딜 브렉시트(브렉시트 합의 없이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는 것) 우려를 일부분 선반영하고 있어 11일의 표결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민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합의안 표결 부결 이후 메이 총리가 EU와의 재협상으로 수정안을 마련해 비준에 재도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결 시 ‘노딜 브렉시트’(합의 없이 EU 탈퇴) 우려가 확대되겠지만 현실화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합의안 부결로 내각 재구성, 브렉시트 재협상 등이 이어질 경우 시안이 촉박해 노딜 브렉시트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13일 ECB(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 회의도 변수로 꼽힌다. 김두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의 변화보다 성명서 문구에 변화가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12월에 모든 자산매입을 종료한다는 점에서 ECB의 향후 정책에 대한 언급 여부가 중요한 가운데 완화적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13~14일 EU정상회담의 경우 이탈리아가 EU의 권고로 예산안 수정을 받아들이기로 한 만큼 EU정상회담의 주식시장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오는 12~15일로 예정된 미-중 고위급 회담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양국 고위급 회담을 통한 구체적인 방안이 선행될 경우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이 다시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만약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로 달러 등 안전자산이 부각될 경우 외국인들이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외국인 태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금주 내에 발표될 중국의 경제지표 역시 중국의 향후 경제 둔화를 판단할 수 있는 요소여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의 변동성이 높을 수록 보수적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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