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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위원장의 평생이 담긴 자료, 지속성을 가지려면

기사승인 2018.12.06  15: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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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위 발표 "한화 신세계 두산 회장, 단 한 군데도 이사 등재 안해"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6일 재벌 지배구조 현황에 대한 자료를 발표했다. 한화그룹과 신세계그룹, 두산그룹은 총수가 단 한 곳의 계열사에도 이사로 등재되지 않았다. 책임경영 의지가 있는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조사결과다. 회장이 이사로 등재된 다른 재벌도 실질적 책임보다 지배구조상의 경영권 장악에 유리한 계열사에만 이사 등재했다는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 경제의 성장엔진이면서도 불투명한 지배구조 때문에 그림자도 만들고 있는 재벌경제다. 공정위 자료는 재벌그룹의 긍정적 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도 필수적인 개선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특히,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고위당국자가 되기 이전, 평생을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헌신해 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상조 위원장은 대학교수로 소액주주 운동에 앞장서던 2004년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주주로 참석한 적이 있다. 이 때 그는 주총장의 경비인력들에 의해 강제로 회의장에서 축출 당했다.

그는 다음해 또 주총에 참석했다. 1년 동안 삼성의 대응자세가 전년과 크게 달라졌다. 김 교수와 다른 일행들은 주총장에서 의견을 마음껏 발표했다. 사회를 보던 윤종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도 이들의 발언권을 최대한 보장했다. 김 교수 일행의 주식지분은 형편없이 작은 것이었지만, 이사 선임에 대한 표결을 주장해 이를 관철시키기도 했다. 1년 전 회의장에서 끌려 나가던 것과는 너무나 달라진 주총장의 모습이었다. 주총이 끝난 후 윤 부회장은 김상조 교수 일행을 찾아와 악수를 나누고 헤어졌다.

김상조 교수의 성향도 주총장의 실력행사와 같은 충돌보다, 주주와 기업이 함께 논의해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에 더욱 의미를 부여했다. 본지 창간 직후인 2012년, 김상조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새누리당(지금의 자유한국당) 정부에서 추진하던 경제민주화에 대해 성과 예상과 별개로 논의 자체가 한국의 재벌논의가 진일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음해인 2013년, 김상조 교수는 삼성그룹 사장단 회의의 연사로 초빙됐다. 그리고 2017년 공정거래위원장에 취임했다.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뉴시스.


공정위의 이번 자료가 원래 없던 것이 김상조 위원장 취임 후 새로 등장한 것이 아니다. 공정위는 해마다 이 자료를 발표해 왔다. 그러나 김 위원장 취임 후 재벌회장의 이사등재 행태와 같은 실질적인 내용이 크게 강화됐다. 이 자료는 이번 자료는 기업경제의 발전적 개선을 위한 교과서와 마찬가지로 평가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공정위의 이같은 노력이 지속성을 갖기 위한 제안을 하나 한다.

공정위는 지난 2005년, 재벌그룹들의 지분구도를 자세히 분석한 기업지배구조 매트릭스를 발표했었다. 이 발표를 공정위는 참여정부가 2008년 퇴진할 때까지 계속했다.

공정위가 매트릭스를 첫 발표할 때, 핵심 내용은 재벌회장들의 주식 1주가 일반인의 주식 1주보다 7배 힘을 갖는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불공정한 힘은 재벌그룹의 순환출자 구도에서 비롯됐다. 공정위 발표는 당시 언론의 정치적 성향과 무관하게 상당히 주목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일간지도 이 발표 내용을 전면부터 시작해 매우 크고 상세하게 보도했다. 공정위가 재계 반발을 무릅쓰고 발표한 것이 큰 성공을 본 것이다.

공정위는 다음 해에도 비슷한 내용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언론과 여론의 주목이 크게 낮아졌다.

관심이 낮아진 주된 이유는 해마다 똑같은 얘기였기 때문으로 지적한다. 단기간 내 개선이 쉽지 않은 지배구조에 대해, 해마다 ‘아무개 회장 1주는 7배 힘을 갖는다’고 하니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당시 매트릭스 자료가 개별 그룹의 개선 실적도 크게 부각시켰다면, 오늘날에도 지속성을 갖는 자료로 남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을 갖고 있다. 의결권 승수가 당장은 매우 높지만 전년에 비해 크게 낮아진 기업을 잘 알렸다면 해당 재벌그룹의 이미지뿐만 아니라 주가 상승도 가져올 만한 일이었다.

지금의 자료는 선의의 기관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제대로 정착된 재벌그룹 현황과 같은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소개할 필요가 있다. 소액 투자자들에게는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주식을 고르는 좋은 정보다.

공정위가 이제 새로운 의욕을 앞세워 기업집단 지배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예전의 사례에 비춰, 그 어떤 사람들이 공정위를 맡더라도 지속성 있는 작업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장경순 기자 folkdragon@daum.net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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