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지분 9%에 불과한데, 로이터 · 블룸버그가 관심 갖는 이유는?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외국 언론이 한국의 대그룹에 관심을 갖는 것은 재벌가의 ‘왕실 스토리’에 대한 호기심 때문만이 아니다. 로이터와 블룸버그와 같은 정통 경제·금융매체는 이런 얘기나 다루는 타블로이드 언론과 전혀 종류가 다르다.

외신이 관심을 갖는 이유는 한국의 재벌기업에 전 세계인들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크게 걸렸다는 점에 있다. 한국의 간판기업중 상당수가 외국인 지분 50%를 넘을 정도로 이제 외국인들은 한국기업 성장의 동반자가 돼 있다.

그런 관점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외신의 관심은 의외일 수도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외국인 지분은 9%에 불과하다. 이 회사 주가가 오르내린다고 해서 로이터나 블룸버그의 독자들의 이해관계에 미칠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4일 이후 한국에 대한 외국 경제매체들의 최대 관심사가 됐다.

이유는 이 회사의 앞날이 보다 더 큰 대상, 삼성그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미래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14일 증권선물위원회의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분식회계 판단과 주식거래 정지 조치 직후의 기사에서 “이번 조치는 한국 최대재벌에게 일격을 가했다”며 이 재벌은 “지난 8월 생약제업종과 인공지능, 5G 분야에 25조 원을 투자해 성장분야로 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보다 앞선 파이낸셜타임스와 니케이아시안리뷰 등이 전한 내용과 같다.

로이터는 여기에 더해 “이재용 부회장이 뇌물혐의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고 정치인들이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끔찍한(awkward) 시점에서 이번 조치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또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에 대해 “지배일가의 일원은 아니고, 1979년 사회진출하면서 삼성그룹에 몸담아왔다”고 소개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일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이 수감됐다가 올해 석방된 이후 삼성그룹에 관한 가장 최근의 스캔들”이라며 “한국 최대재벌에게 또 하나의 타격이 될 소지가 될 수 있으며 기업지배구조 개선요구를 다시 격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금융전문가들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삼성그룹 승계구도에 영향을 미칠 지를 지켜봐야 한다” “상장폐지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회계보고서 수정 가능성에 따른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글로벌 투자기관인 CLSA는 15일 보고서에서 “이번 조사가 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 비율 논쟁으로 확대될 경우 ‘정치적’ 불확실성이 당분간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라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그룹의 3세 승계구도를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