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 어려우면 車 회사들 자구책부터 먼저 마련하는 게 순서 아닌가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 칼럼] 최근 한국의 자동차 산업이 위기를 맞았다고 한다. 현대자동차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3분기 실적 쇼크를 노출시키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한다. 이 글을 쓰는 기자도 그런 상황에 동의한다. 현대차, 기아차 실적이 크게 악화되고 한국GM은 먹튀 의혹에 휩싸여 있다.

이에 일부 언론은 “자동차산업협회가 이르면 11월 초 산업통상자원부에 회원사들의 의견을 모아 자동차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건의서를 낸다”는 보도까지 하고 있다. 자동차산업협회 회원사로는 현대-기아차, 한국GM, 쌍용자동차, 르노삼성 등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글을 쓰는 기자는 자동차 업계의 상황이 악화됐다고 해서 성급하게 정부더러 지원책부터 내놓으라는 얘기에는 동의하고 싶지 않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오늘날 한국의 자동차 산업이 이토록 어려움을 겪게 된 진짜 이유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된 게 어디 외부환경 때문만인가. 솔직히 말해 그건 아니잖은가.

▲ 국내 자동차 공장 내 수출차량 야적장. /사진=뉴시스

우리 자동차 회사들이 그간 어떤 행동을 해 왔는가. 특정 자동차 회사는 거의 해마다 노사가 충돌하면서 임금다툼을 하지 않았는가. 게다가 어떤 자동차 회사는 잘 나갈 때 10조원이 넘는 엄청난 돈을 강남 땅을 사는데 쓰지 않았는가.

그 뿐인가. 올해 실적악화의 원인 중엔 대규모 리콜비용도 포함돼 있지 않은가. 품질 관리를 제대로 못해서 일어난 일 아닌가. 노무라 등 외국계 투자기관들도 “리콜비용이 실적을 악화시켰다”고 지적하지 않는가.

앞서 지난달 27일 니케이아시안리뷰 보도 내용을 전하고자 한다. 이 매체는 현대자동차가 품질에 대한 불만에 시달리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현대자동차의 연간 평균 인건비가 9200만 원에 달하는 고비용구조와 함께 세단에 집착했던 전략의 실패도 문제지만, 경쟁사에 비해 연구개발(R&D)비의 비중이 낮은 것도 문제라고 진단했다.

판매량 대비 R&D 지출은 현대자동차의 경우 2.4%에 그쳐, 다이믈러의 4.9%와 BMW의 5.5%보다 낮다고 니케이아시안리뷰는 덧붙였다.

한국GM은 또 어떤가. R&D 부문 분리 강행으로 먹튀 의혹을 일으키고 있잖은가. 한국 당국이 한국GM에 8000억원을 지원키로 하는 등 각종 대책에 합의해 놓고도 먹튀 의혹을 유발시키는 곳에 정부더러 뭘 더 지원하란 말인가.

자동차 업계는 정부에 손을 내밀기 전에 자구책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완성차 업체들에게 묻노니, 지금 상황이 위기라고 스스로 판단되면 내가 가진 땅이나 자산부터 팔고 내 임금부터 줄이면서 생존방안을 먼저 강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 자동차 업계가 나부터 허리띠 졸라매야 하는 것 아닌가. 내 것은 희생하지 않으면서 맨날 정부한테 지원책만 내놓으라 할 건가. 정부가 자동차 업계의 봉인가. 국민이 자동차 업계의 봉인가.

다만, 그간 완성차 업체들의 횡포로 어려움에 휩싸인 자동차 부품업체는 정부가 적극 나서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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