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대리청정 세자의 예비 내각·실적 쇼크 대응 주목"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현대자동차 그룹의 29일 임원인사에 대한 30일 외신의 시각을 비유하면, ‘대리청정 세자의 예비 내각’이다. 이번 인사는 극심하게 부진한 3분기 실적의 대응책으로도 간주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그룹은 이번에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을 현대기아차 상품전략본부장으로,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을 디자인 최고 책임자(CDO) 자리인 디자인담당으로 임명했다. 정기인사는 12월말이지만, 3분기 실적쇼크 이후 인사를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BMW M 북남미 사업총괄 출신인 쉬미에라 부사장은 지난 3월 현대자동차에 합류해 고성능차 및 모터스포츠 사업의 상품, 영업, 마케팅을 담당하는 고성능사업부장을 맡았었다. i30N과 벨로스터N 등 고성능 모델 출시를 담당했다.

쉬미에라 부사장은 앞으로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차량 전동화 등 선행상품기획 업무와 신기술에 대한 개발 방향성을 정립을 맡게 된다.

동커볼케 부사장은 푸조와 폭스바겐그룹에서 대중차, 고급차, 슈퍼카 디자인을 모두 경험한 디자이너로, 2016년 현대디자인센터장으로 영입됐다. 현대자동차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디자인 차별화를 맡았었다.

이와 함께 이상엽 현대스타일링담당 상무는 전무로 승진해 현대디자인센터장으로, 주병철 현대자동차 프레스티지디자인실장은 이사에서 상무로 승진해 기아스타일링담당을 맡는다.

로이터는 관련기사에서 “현대자동차의 유력한 상속자가 지난 달 승진한 이후 글로벌 생산전략과 디자인 담당에 새로운 수장들을 임명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정 부회장이 지난 9월 그룹의 총괄을 담당하는 부회장으로 승진해, 80대(octogenarian)에 접어든 아버지(정몽구 회장)가 맡고 있는 한국의 2위 대그룹 총수직을 승계하는 데 더 한층 근접했다”고 소개했다.

로이터는 이와 함께 이번 인사가 “3분기 실적 악화로 주가가 최근 9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한 수일 후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또 북미권역본부 산하 미국판매법인(HMA)장인 이경수 부사장은 퇴진해 자문을 맡는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7일 니케이아시안리뷰는 이번 인사 직전의 분석 기사에서 현대자동차가 품질에 대한 불만에 시달리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2010년 현대자동차가 일본자동차 업체들과 경합을 벌인 시기에 대해서는 원화가치가 엔화에 대해 현재보다 20~30% 절하돼 있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원화가치가 또 다시 절하된다면 현대자동차가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미국의 환율조작에 대한 경계로 인해 원화가치 절하는 긴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니케이아시안리뷰는 전했다.

이 매체는 현대자동차의 연간 평균 인건비가 9200만 원에 달하는 고비용구조와 함께 세단에 집착했던 전략의 실패도 문제지만, 경쟁사에 비해 연구개발(R&D)비의 비중이 낮은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판매량 대비 R&D 지출은 현대자동차의 경우 2.4%에 그쳐, 다이믈러의 4.9%와 BMW의 5.5%보다 낮다고 니케이아시안리뷰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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