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회장이 지난 4월 미국 의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회장이 지난 4월 미국 의회에 출석한 건 페이스북의 정보유출 소동 때문이었다. 저커버그 회장은 수 십 벌 갖고 있는 고유의 복장 짙은 회색 티셔츠를 입지 못하고 이날은 양복차림으로 대중앞에 나타났다.

의원들이 뭔가 잘 모른 상태로 질문을 한 듯싶으면 저커버그 회장은 특히 공손한 표정을 갖추고 “의원님, 방금 질문은 제가 못 알아들었습니다”고 말했다.

그의 의회 출석이 끝나고 난 뒤, 전 세계적으로 ‘컴퓨터 좀 안다’고 자처하는 사람들은 일제히 “무식한 의원들”이라고 비난을 했는데, 사실 의원에 대한 비난보다 컴퓨터만큼은 잘 안다는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듯 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라 할 수 있는 국회의원들이 자기 영역에 ‘침범(?)’한데 대한 생리적 거부감도 엿보였다.

어떻든 저커버그 회장이 훌륭히 의회 출석을 마쳤다는 것은 당시 페이스북의 주가 반전으로 입증됐다. 시간외 거래에서 페이스북 주가가 7.1%나 뛰어올랐던 것이다.

이렇게 의원들을 압도하고 돌아왔다면 페이스북의 보안은 한동안 걱정할 일이 없어야 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반년도 되지 않아 페이스북은 또 다시 보안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12일(미국시간) 2900만 명의 페이스북 가입자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당초 페이스북이 추정했던 5000만 명보다는 피해가 줄어든 것이다.

페이스북은 당사자들에게 수 일 내 이런 사실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이번 정보가 유출된 가입자는 피싱 공격에 더 취약해지고 개인정보 확인이 필요한 글을 올리는 것이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1400만 명의 가입자는 생일, 직장, 학력, 신앙, 이용기기, 방문 페이지나 팔로잉 페이지, 최근 검색, 체크인 기록들이 누출됐다. 또 다른 1500만 명의 가입자는 이름과 상세 접촉정보가 누출됐다. 이와 함께 40만 명의 가입자가 올린 글, 친구목록과 그룹 정보가 해커들에게 노출됐다.

페이스북과 같은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분야에 정치인들이 전문지식을 갖추기 힘들어, 의회에서는 변죽만 울린 질문을 저커버그 회장이 넉넉히 대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연이은 보안문제로 인해 성공적인 의회 출석의 효과도 크게 감퇴됐다. 의회가 관심을 가질 정도로 심각하게 대응한 덕택에 피해 가입자 수가 줄었다는 분석도 나올 수 있어, 저커버그 회장을 다시 부르겠다는 움직임으로 이어질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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