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측 "국제회의 & WTO서 문제 제기"...한국 측 대응 주목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일본 조선업계가 “한국이 글로벌 조선시장의 경쟁을 왜곡시키고 있다”면서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 이에 대한 한국 측의 대응 여부가 주목된다. 일본은 WTO(국제무역기구) 에 한국 제소를 검토하는 한편 다음달 열릴 국제 조선회사 대표자 회의에서 이 문제를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일본 조선 업체들이 ‘한국 정부의 자국 기업 관련 공적 지원’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리먼 사태 후의 세계적인 ‘선박잉여’로 신규 수요 및 수주 가격이 침체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경영난에 빠진 조선소를 연명시키기 위해 ‘경쟁을 왜곡’하는 바람에 시황 회복을 늦추고 있다"는 게 일본조선공업회(이하 '조공')의 불만이라는 것이다. 일본 조공은 오는 10월 일본에서 열리는 한중일 및 서방의 조선회사 대표자 국제회의(JECKU)에서 시정을 위한 논의를 제기할 예정이지만 앞날은 예상할 수 없다고 이 매체는 밝혔다.

이 매체에 의하면 "한국의 업계 관계자 자신도 현재의 선박 가격 수준을 문제 삼고 있다"는 말을 했다고 가토 야스히코 조공회장(미츠이 E&S홀딩스 상담역)은 최근 기자 회견에서 전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지원 방안이 조선업계 시황에 미치는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조선소 직원이 선박 건조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은 2015년 이후 경영 파탄에 직면한 ‘대우조선해양’에 총 1조 2000억엔의 공적 자금을 투입했다. 그 결과, 동사는 채산성을 도외시한 대량 수주에 집중하는 영향으로 조선 가격을 침체시키고 있다고 일본 측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영국 해운조선 전문조사기관인 클락슨 리서치(Clarksons Research)에 따르면, 적재 중량 15만톤 급 벌크선의 수주 가격은 최저 4800만달러(약 54억엔)로 리먼 사태 직후인 2009년 대비 약 30% 낮아졌다. 유조선 등을 포함한 평균 가격도 2009년 수준을 밑돌고 있다.

선박가격 침체의 영향으로, 올해 3월기는 일본 국내 선두의 이마바리 조선(今治造船)과 2위 저팬 마린 유나이티드가 동시에 영업 적자를 냈다.

일본 정부도 좌시하지는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의 상당액의 공적자금 투입은 국제적인 염가 판매 경쟁을 초래하면서 세계무역기구(WTO)규정을 위반하고 있는 혐의가 있다고 판단, 제소 검토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조공은 다음달 열리는 JECKU 회의 의장 성명에서 "설비 회사의 자연도태 움직임을 저해하는 정부 지원 폐지"를 담아 채택하고 싶은 생각이다. 지난해 회의에서도 "공정한 경쟁을 위한 상업적 관행 제도"를 내걸었지만, 결과는 답보상태였다.

다만 "조선 산업은 한국의 중요한 외화 획득 수단"(일본조선 업계 관계자 발언)인 만큼 문재인 정부가 즉각 시정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더불어 향후 미중 무역 마찰에 의한 해운 수요의 축소도 우려되고 있어 일본 국내 각 회사들의 사업 환경은 시계 불량의 상황"이라고 이 신문은 밝혔다.

한편 한국 정부와 업계도 일본의 WTO 제소 가능성, 국제 회의에서의 항의 가능성 등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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