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여배우 논란처럼 "왜 하필 지금"이 여론을 움직여

▲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똑같이 운전기사에게 화를 내고 몰상식한 행동을 했다. 들리는 얘기가 사실이라면 그렇다. 사실인지 아닌지 물론 따져봐야 할이다.

어떻든 여론의 반응이 다르다. 두 사람 다 재벌 회장 부인이다.

한 사람은 국민적 차원을 넘어 국제적 지탄을 받고 있다. 해당 그룹의 경영권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다.

또 한 사람은 소위 ‘역풍’의 조짐마저 보일 정도로 상황이 다르다. 왜 지금 이런 보도가 나왔냐를 따지는 얘기들이 많다.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을 쳐다보냐’는 푸념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여론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역풍 시비가 지나면 역시 ‘갑질’이 문제라는 식으로 여론이 바뀔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두 회장 부인에 대한 ‘민심(?)’이 다른 것은 아주 확실한 이유 하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경영에 관해, 두 부인의 입장이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한 사람은 그룹 내 누구나 수시로 불러들여 소리를 지르고 일을 부려먹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른 한 사람은 과연 그룹과의 인연이 얼마나 더 오래갈지도 현재 알 수 없는 처지다. 그동안 뉴스를 통해 알려진 것만 봐도, 봉건시대에나 볼 수 있던 ‘소박맞는’ 처지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또 하나 비교되는 사례가 있다.

최근 선거에서 한 후보의 여배우에 대한 불륜 시비가 있었다. 정치인의 도덕성은 중요한 덕목이므로 사실이 밝혀진다면, 그에 따른 행동이 뒤따라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여기서 또 다른 시비가 된 것은 정치인과 여배우 당사자가 아닌 제3자 위치의 소설가와 시민활동가 등이다.

굳이 정파로 따지면, 그 정치인을 반대하기보다 지지하는 쪽에 가까운 입장으로 분류됐던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이 선거에 임박해 여배우를 지키겠다며 정치인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보기에 따라, 정파를 초월해 도덕성을 수호하는 행동일 수도 있다. 그런데 전혀 다른 방향의 반응이 거세게 나왔다.

수년 동안 없던 얘기가 왜 선거 임박한 시점에서 거세게 나왔느냐.

선거 좋은 점이 과거에 파묻힌 잘못도 들춰내는 것이다.

그럼 상대 후보는 아무 문제가 없는 군자냐. 그 얘기는 왜 안하냐.

이런 옥신각신으로 변질되면서, 끝내 ‘너는 누구편 이냐’ 말다툼이 됐다.

“왜 하필 선거 때”라는 얘기가 논쟁을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다.

두 회장부인의 갑질 소동도 이런 문제가 있다. 한 사람은 “터질 게 터졌다”고 하더니 다른 사람에게는 “왜 하필 지금”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세상의 시비를 가늠하는 데 있어서는 ‘지금이 어느 때인가’를 헤아릴 필요도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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