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원은 극심한 위험회피 신호...신흥국 시장 타격 우려

▲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원화의 100엔 대비 환율이 20일 오전 1004.68 원에 고시됐다. 지난 4월17일의 1001.63 원 이후 두 달여 만에 1000원대로 올라섰다. 20일 국제 외환시장 동향에 따라 이번에도 4월17일처럼 하루만에 900원대로 다시 내려갈 가능성은 높다.

수출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원엔환율이 1000원대는 유지해 주기를 기대한다. 한국 수출품의 동일한 일본제 상품에 대한 가격경쟁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일본제품에 비해 인지도나 품질이 낮을 경우 다소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을 확보할 수 있는데, 원화가 지나치게 절상돼서 원엔환율이 낮아지면 이런 방법이 막히게 된다.

북한의 2017년 9월 6차 핵실험에 이르는 과정에서 한반도 긴장이 계속 고조돼 원엔환율은 줄곧 1000원대를 유지했었다. 한반도 정세가 소강을 거쳐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에 이르는 화해국면으로 접어들자 원엔환율은 2017년 10월23일 994.33 원으로 내려선 이후 대부분 900원대를 유지했다.

올들어 2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이 취임한 후 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국제 금융시장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가 급등하자 4월초까지 일시적으로 1000원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영향을 받으면서 다시 900원대를 벗어나지 못했었다.

한반도 정세완화 효과가 시장에 다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는 현재 시점에서는 미국의 금리상승에 따른 신흥국 시장의 자금 이탈 가능성이 최대 관심사다. 이 때문에 원화환율은 오르고 엔화환율은 내려가는 날이 늘어나고 있다.

수출업계가 1000원대 원엔환율을 선호한다고 해도, 적정의 상한은 있다. 원엔환율 역시 한국의 통화가치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원론적으로 자국통화가치가 추락하는 것이 이로운 나라는 없다. 미시적으로 수출 전략 차원에서 약간의 절하를 선호하는 것뿐이지 기조적인 가치절하는 그 나라 경제의 구매력 저하를 의미할 뿐이다.

대체적으로 원엔환율의 위쪽 경계선은 1200원으로 간주된다.

가장 최근에 1200원을 넘은 것은 2013년 4월4일의 1205.40 원이다. 비교적 까마득한(?) 예전이다.

이보다 최근에 1200원에 근접한 것은 2016년 6월28일 1160.84 원이다. 영국 국민투표에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가 결정된 직후다. 브렉시트 직후 국제 외환시장에서 엔화, 파운드 등 주요 통화환율이 ‘미분불가능’ 곡선을 그리는 극심한 위험회피 현상이 나타났다.

원화의 미국달러 대비 환율 기준이라면 1000~1200원 범위가 커 보이지만, 원엔환율은 경우가 다르다.

원엔환율을 결정하는 원화환율과 엔화환율의 등락이 극심하게 엇갈리면 원엔환율은 급격히 등락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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