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편들던 국민연금, 현대차그룹엔 손발이 묶여

▲ 지난 2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상고심의 집행유예 선고로 석방되는 모습.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한국의 재계 1, 2위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은 업종에서 공통되는 영역이 별로 없다. 그런 두 재벌의 관련 뉴스에 공통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 엘리엇이다. 해외 공격적 투자펀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1일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계획을 철회했다. 엘리엇이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하면서 주주들을 결집하면서 현대차가 믿을 건 역시 국민연금뿐이라는 분석이 나왔었다.

그러나 국민연금 또한 지금의 상황에서 덮어놓고 국내 재벌 총수를 편들기는 대단히 부담스러웠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후폭풍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 이사장을 했던 사람이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삼성그룹 사태는 국민연금의 투자결정이 과연 연금의 주인인 국민들에게 이로운 결정을 하고 있느냐는 의문을 강하게 제기했다.

하지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차질 없이(?)’ 그대로 진행됐다. 당사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년에서 며칠 부족한 수감생활은 했지만 그가 의도한 지배구조 개선작업은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른 부담을 엘리엇의 바로 다음 표적이 된 현대차 그룹이 모두 뒤집어쓴 꼴이 됐다.

외신은 현대차그룹의 이번 합병계획 취소를 엘리엇의 승리로 전하고 있다. 블룸버그도 현대차가 엘리엇에 굴복해 88억 달러 딜을 포기했다고 전했다.

한국 재벌들에게 이제 확실한 것은 무조건 국민연금이나 다른 전통의 우호세력을 내세워 마음대로 경영을 할 수는 없게 됐다는 점이다. 그런 좋았던 시절의 막차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마지막으로 올라탄 채 그대로 떠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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