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매파 발언 + 매파 위원 증가...정유주 급등에도 미국증시 하락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21일(미국시각) FOMC가 미국 금리를 또 올린 날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널뛰기 끝에 결국 소폭 하락 마감했다. FOMC 성명서 자체는 ‘골디락스’ 내용을 선보이며 시장에 안도감을 줬지만 결국 신임 연준 의장으로 이번 FOMC 회의를 처음 주재한 파월의 발언이 시장에 긴장감을 안겼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후 미국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전날의 소폭 상승세를 뒤로 하고 모두 하락 전환됐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가 2만4682.31로 0.18% 하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345.29로 0.26% 떨어졌다. 아울러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 역시 2711.93으로 0.18% 후진했다.

이날 미국증시는 장중 내내 널뛰기 양상을 보였다. FOMC(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금리인상을 결정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결국 FOMC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또 올렸다. 그러나 FOMC 성명서가 발표된 직후 미국증시는 눈치보기를 끝내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FOMC가 비록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이는 이미 예견됐던 일로 기존에 충분히 반영됐던 이슈였다. 게다가 올해 연내 3차례의 금리인상을 시사하면서 지난해 12월의 기조를 유지한 것도 시장에 안도감을 안겼다. 이를 두고 미국 시장전문지 마켓워치는 “FOMC가 골디락스(아주 차갑지도, 아주 뜨겁지도 않은 적절히 좋은 수준)의 미국경제 상황을 대변했다”면서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전했다.

하지만 FOMC 성명서 공개 후 이뤄진 파월 의장의 회견이 문제였다. 파월이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FOMC 회의가 열린 후 과거 연준 의장들보다 더 자주 기자회견을 갖고 소통하겠다”고 밝힌 것은 시장에 긴장감을 안겼다. 그간 연준 의장들은 통상 금리를 올리고 난 후 기자회견을 갖곤 했었다. 따라서 이날 파월의 “더 잦은 기자회견 예고”는 금리를 올해 3차례가 아닌 그 이상 횟수로 올릴 수 있다는 뉘앙스로 받아들여졌다. 게다가 이날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이번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인상 전망을 반영한 점도표를 살펴본 결과 전체 15명의 위원 중 무려 7명이 올해 4차례 금리인상을 주장했음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올해 4차례 이상의 금리인상을 주장한 위원 수가 지난해 12월의 4명보다 3명 더 늘어난 것이다. 결국 15명 중 절반 가까이는 올해 4차례 이상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음이 드러났다. CNBC는 “이 또한 매파적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물론 월가 일각에선 파월과 FOMC의 미국경제에 대한 인식이 과장돼 있다는 불만도 나왔지만 이날 미국증시는 매파 위원 수 증가, 파월의 잦은 기자회견 예고로 하락 마감했다.

뿐만이 아니다. 이날 파월 의장은 “일부 자산의 가치는 역사적으로 높다”고 강조, 이 또한 시장을 긴장케 하는 요인이었다.

다만 이날 파월 의장과 FOMC의 “숨어있는 매파적 성향”에도 불구하고 미국증시 낙폭이 크지 않았던 것은 유가 급등에 따른 정유주의 급등 때문이기도 했다. 잘 알려진대로 미국증시에서 정유주가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크다. 정유주의 시장 영향력이 크다는 얘기다. 이날 미국 원유재고 감소 속에 유가가 급등하자 쉐브론(+2.22%) 엑손모빌(+1.42%) BP(+2.79%) 등 주요 정유주가 급등하면서 FOMC 쇼크를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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