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미국이전 발표 4개월 후 퀄컴 인수 금지 대통령 명령

▲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혹 탄 브로드컴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4개월 만에 배신을 당했다. 탄 회장은 지난해 11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보는 앞에서 반도체 업체인 브로드컴 본사를 싱가포르에서 미국으로 옮기겠다고 약속했었다. 경쟁사인 퀄컴 인수를 염두에 둔 결정으로 풀이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미국시간) 브로드컴의 퀄컴인수를 금지하는 대통령 명령에 서명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백악관 관계자는 차세대 휴대전화 개발에서 미국의 선도적인 지위를 중국에 빼앗길 것이란 우려가 작용했다고 말했다.

앞서 퀄컴은 브로드컴의 1170억 달러 인수 제안을 거부했지만,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본미국투자위원회(CFIUS)는 이 제안이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를 조사해왔다.

CFIUS는 지난 5일자 보고서에서 “5G 경쟁에서 중국의 주도권 확보는 미국의 국가 안보에 심각하게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백악관 관계자가 브로드컴과 관계된 제3자로 인한 국가 안보위협이 관련됐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화웨이다.

CFIUS에 정통한 소식통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가 이뤄질 경우 “10년 이내 이 분야에서 화웨이가 독보적 지위를 차지해 미국의 통신회사들에 선택의 여지가 없어져 화웨이 장비를 사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로드컴은 성명서를 통해 “퀄컴 인수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주장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고 반발했다.

CFIUS 전문가들은 브로드컴이 이번 대통령 명령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수는 있지만 정부기관의 국가 안보에 대한 판단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며, 여전히 퀄컴 인수를 원한다면 현재의 인수 제안은 포기하고 미국으로의 이전을 우선 완료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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