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저널 "전기차 확산되며 촉매변환장치용 백금 수요 40% 줄어"

▲ 한국금거래소 직원이 금 제품을 진열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금값은 꾸준히 상승하는 반면 플래티넘(백금)의 지위는 갈수록 흔들리면서 가격도 하락하는 추세다. 이 같은 현상은 특히 전기차 확산으로 인한 산업용 플래티넘 수요 감소 때문으로 나타나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17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의 법인본부 이동수 전략가 등이 작성한 '골든 인베스팅 아이디어' 자료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의 플래티넘 관련 분석이 눈길을 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현재 플래티넘 산업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해 있으며 남아공의 플래티넘 생산업체들은 일자리를 줄이거나 자산을 매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에 의하면 금 가격과 플래티넘 가격도 일찌감치 역전됐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 코멕스 사업부에서 금은 트로이-온스(약 31.1034g) 당 1340.90달러에 거래된 반면 플래티넘은 1001.90달러에 거래됐다. 2008년의 경우 금 가격은 1000달러를 밑돈 반면 플래티넘은 2250달러를 넘어섰었다.

전 세계에서 플래티넘 생산량이 가장 큰 회사인 앵글로 아메리칸 플래티넘 CEO인 마크 쿠티파니는 “우리는 마치 환각에 빠져 있는 것과 같은 상태이며 꾸물대지 말고 협력해야 한다”면서 “드 비어스의 마케팅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드 비어스가 2차대전 이후 내놓은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 광고는 소비재 시장을 구축하는 데 큰 보탬이 됐다. 다이아몬드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연간 800억달러의 가치를 지닌 시장으로 성장했다.

앵글로 아메리칸 플래티넘 사는 플래티넘 시장 발전을 위해 연간 5000만~7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이 투자의 대부분은 아시아 지역에 사용되는데 특히 잠재성이 가장 큰 곳은 인도보다 중국으로 꼽힌다. 젊은이들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데다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종전 미국과 일본에서 진행된 플래티넘 마케팅은 금보다 플래티넘이 더 고귀하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아시아에서는 젊은이들이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데, 겉 모양은 은이나 화이트골드와 유사하지만 절대로 변색되지 않는다는 점에 무게를 둔다.

특히 플래티넘 관련 기업들은 전기차 확산으로 산업 기반을 잃어버리게 되지 않을까 하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플래티넘 수요가 가장 큰 분야는 촉매변환장치인데 전기차에는 촉매변환장치가 필요 없다. 촉매변환장치에 사용되는 플래티넘은 연간 320만 온스로 전체 플래티넘 수요의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전기차 확산 등으로 플래티넘 수요가 감소하면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루스텐버그 광산의 경우 최소한 10만 명 이상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들은 광산을 폐쇄할 경우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