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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금전적 지원보다 기회를 제공하자...김병희 칼럼

기사승인 2018.01.15  06: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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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에서 배우는 경영 통찰력<시리즈 41>...스타벅스 일자리 광고의 교훈

   
▲ 김병희 교수

[외부 기고=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한국PR학회 제15대 회장] 기업을 비롯한 모든 조직에서 시민정신을 외면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윤 추구의 극대화라는 과거의 기업 이념은 적정한 이윤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공공 봉사도 기업 이미지 평판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의 주요 기업에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나 공유 가치의 창출에 관심이 많다. 이 두 가지 활동은 사실 기업이나 조직의 평판을 관리하기 위한 전략 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 시작되었는데, 학자들마다 다르게 정의하고 있으니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그 기업이 속한 사회가 기업들에게 가지고 있는 경제적, 법적, 윤리적, 자선적 기대를 아우르는 것’이라고 했던 아치 캐롤(Archie B. Carroll)의 정의는 학자와 실무자들 사이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왔다. 대형 재난 사고가 발생하거나 연말연시를 맞이해 기업들이 기부금을 내는 것은 퍽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1회성의 쾌척에 가까운 경우도 있다. 그렇지 않은 기업도 일부 있기는 하지만, 연민에 호응하며 그때그때 베푸는 금전적 지원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면 곤란하다. 스타벅스의 광고 사례를 통해 기업에서 기회를 제공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완수해 나갔는지 살펴보자.

   
▲ 스타벅스(Starbucks)의 광고 '일자리를 만들자' 편(2011) /사진=김병희 교수

스타벅스(Starbucks)의 광고 ‘일자리를 만들자’ 편(2011)의 구조는 퍽 단순하다. 광고가 시작되면 미국인의 9.1%가 실업 상태에 놓여있다는 장면이 나오는가 싶더니 곧바로 “함께 우리가 바꿀 수 있어요(Together, We can change that)”라고 한다. 말을 돌리지 않는 직설 화법이다. 소기업 육성이 미국의 일자리를 늘리는 등뼈나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영어에 퍼스널 비즈니스(personal business, 개인 사업)란 말은 없으니, 광고에 나오는 스몰 비즈니스(small business)는 스스로 자신을 고용하는 소규모 개인 사업자를 의미한다.

“미국을 위해 일자리를 만들자(Create jobs for USA)”라고 하면서 소기업의 일자리와 일거리 창출을 위해 5달러의 기부를 권유했다. ‘쪼개질 수 없는’ 혹은 ‘나눌 수 없는’이라는 뜻의 ‘INDIVISIBLE’이란 단어가 새겨진 5달러짜리 팔찌를 구매하라며 스타벅스를 찾는 고객에게도 동참을 촉구했다. 모두 미국 사회의 구성원이니 경제적 수준에 따라 쪼개고 구분하지 말고 “함께 일하자”면서, 스타벅스와 기회금융네트워크(OFN: Opportunity Finance Network)에 기부하라고 했다. 5달러를 기부하면 35달러 이상의 가치를 발휘해 일자리의 창출과 유지에 기여한다는 내용이었다.

   
▲ 스타벅스(Starbucks)의 광고 '일자리를 만들자' 편(2011) /사진=김병희 교수

소외 계층에게 기회를 제공할 종자돈의 펀드 조성에 동참하라고 호소한 이 광고는 월드시리즈의 7번째 게임 중간에 나갔다. 스타벅스의 최고경영자 하워드 슐츠는 1분에 30만 달러나 되는 광고비를 사재를 털어 냈다. 그는 자신의 개인 재단에서 500만 달러를 출연했고 상당액의 개인 재산까지 추가로 기부했다. 개인 기부와 크라우드 펀딩이 진행되었고 여러 기업들도 동참했다. 2011년 11월 1일부터 판매된 팔찌는 며칠 사이에 10만 개 이상 팔렸고 수익금 전액은 기회금융네트워크에 기부되었다.
 
2014년 12월까지 3년 동안 진행된 캠페인을 통해 1520만 달러 이상의 기부금이 모였다. 지역개발금융기관(CDFI, Community Development Financial Institution)도 지역민에게 1억 500만 달러를 저리에 대출해주며 5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힘을 보탰다. 기회금융네트워크(OFN)에 모인 기부금은 저소득층이 주로 거주하는 180여개 지역의 일자리 위기를 해소하는데 기여했다. 3년 동안에 스타벅스의 매출도 7.4% 증가했고 영업 마진도 22.5%나 늘어났다.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 1953년에 뉴욕 브루클린 빈민가의 유대계 집안에서 태어나 미식축구 선수가 되려고 했지만 운동으로 대성할 수 없음을 깨닫고, 세일즈맨을 하다가 27세에 시애틀의 작은 커피숍 스타벅스에 입사해, 나중에 그 회사를 인수해서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낸 일은 우리가 다 아는 사실. 슐츠는 커피 생산자인 농부들에게 공정한 보상을 돌려줘야 한다는 사회적 책임 의식을 자주 느꼈다. 그는 경제적 약자들에 대한 연민으로 물질적 보상을 해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가 2009년에 르완다에 갔을 때 커피 농장에서 일하던 무캄위자 이매큘릿이라는 여성에게 소원을 물었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먹고 싶은 우유를 마음껏 먹일 수 있는 소 한 마리”라고 답했고, 그는 귀국해서 그의 재단을 통해 르완다 농부들에게 현금이 아닌 소 55마리를 선물로 보냈다.
 
하워드 슐츠가 주도한 ‘일자리를 만들자’ 캠페인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즉흥적인 연민과 그때그때 베푸는 금전적 지원이 아닌 기회의 제공에 두었다는 사실이다.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제시한 사회적 책임 지표인 국제표준 ISO26000 제5항에서는 기업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려고 몇 가지의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데 국한하지 말고, 인권, 노동관행, 환경 문제, 공동체의 발전 같은 주제에 전방위적으로 개선하려고 노력하기를 권고한다. 기업이 사업 영역에 관련된 분야에만 관심을 갖지 말고 공공의 가치 환기에도 적극 관여해야 한다는 뜻이다.
 
즉흥적이든 지속적이든 모든 기부는 아름답다. 그렇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1회성의 금전적 지원보다 사람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좀 더 멀리 내다보는 기부 방안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겠다. 일자리 창출에 목말라하는 이 때, 스타벅스처럼 ‘일자리를 만들자’ 캠페인을 주창하며 앞서서 치고 나가는 우리 기업이 기다려진다.

 

 

김병희 서원대 교수 wh1463@choicenews.co.kr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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