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주식이 채권보다 덜 과열 & 경제 여전히 낙관적"인 게 그 원인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미국증시와 관련해 전체 펀드매니저 중 절반 가량이 “지금 미국증시가 고평가됐다”고 우려하면서도 “펀드매니저들 대부분이 여전히 주식투자에 많은 돈을 쏟아넣고 있어 눈길을 끈다”는 이코노미스트의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펀드매니저들의 이같은 행위는 분명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이다. 그럼에도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한다. 다름아닌 ▲미국 등 글로벌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 ▲채권보다는 그래도 주식이 안전하다는, 즉 주식외 대안이 없다는 점 때문에 ‘고평가 우려 속 주식 선호현상’을 여전히 이어가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11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이 작성한 ‘골든 인베스팅 아이디어’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한 ‘시장은 골디락스(아주 좋지도 아주 나쁘지도 않은, 적절한 경제수준)를 믿는다’는 기사가 눈길을 끈다.
이코노미스트는 “BOA메릴린치(Bank of America Merrill Lynch)가 펀드 매니저들을 대상으로 가장 최근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펀드 매니저들 중 48%가 주식이 고평가 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사상 최고치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펀드 매니저들 중 49%는 주식시장에 평소보다도 자금을 더 많이 배분하고 있었다”면서 “펀드 매니저들의 이처럼 명백한 모순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가 더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분석에 의하면 올들어 미국증시 상황이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무역 분쟁을 둘러싼 정치적 우려,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에서 반복되고 있는 격변 등 이 모든 것이 투자자의 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쇼크들은 일시적인 좌절감만 안겨주는 수준에서 머물렀다.
이코노미스트는 “가장 최근에 국제결제은행(BIS)이 발표한 분기 보고서를 보면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는 전통적인 밸류에이션 지표상 일부 주식시장에 거품이 껴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된다”면서 “BIS는 게다가 일부 거품이 회사채 시장에도 껴 있다는 진단도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BIS는 “시장이 위험에 대해 너무 느긋해 하고 있는 건 아닌지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BIS 보고서를 작성한 저자들만이 고평가를 우려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BOA 메릴린치 펀드매니저들도 똑같이 주식시장이 고평가돼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펀드매니저들이 주식시장이 과열됐다고 하면서도 주식시장에 더 많은 돈을 계속 쏟아붓고 있는 첫 번째 이유와 관련해 “펀드 매니저들은 경제에 대해 평소보다도 더 낙관적인데, 사상 최고로 많은 펀드 매니저들이 평균보다 높은 성장률과 평균보다 낮은 인플레이션의 ‘골디락스 시나리오’를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두 번째 이유와 관련해선 “투자자들은 다른 주요 자산군인 채권에 대해 훨씬 더 우려하고 있다”면서 “펀드매니저들 중 81%가 채권이 고평가 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처럼 대안이 없기 때문에 펀드매니저들 역시 주식으로 몰려드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개선되고 있는 경제 데이터가 가장 최근에 강한 흥미를 끌어내고 있다”면서 “도이치뱅크의 Alan Ruskin은 제조업 부문에서 남아공이 구매관리자지수(PMI) 지수 50을 밑도는 유일한 국가라는 지적을 할 만큼 경제상황이 양호하다”고 전했다. PMI 지수에서 50은 경기확장과 경기수축을 나누는 선이다.
이어 “또 다른 증시부양력은 미국 의회가 법인세를 인하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기업들이 주주들에게 더 많은 돈을 나눠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면서 “최근에 3분기 실적 시즌도 투자심리를 끌어 올렸는데, 프랑스 은행 SociééGééale에 따르면, S&P 500 기업들의 연간 EPS(주당순이익) 성장률이 8.5%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