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과 미 연준, 정반대 통화정책에 엔화환율 매일 상승...한국 어쩌나

▲ 은행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21일(미국시각) 뉴욕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가치가 전날의 상승세를 뒤로 하고 하락했다. 의외다. 전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FOMC 회의를 마치고 향후 통화정책을 매파적으로 끌고 가겠다는 신호를 보낸지 하루 만에 달러가치가 하락한 것이다. 이는 트럼프 정부의 ‘달러 약세 선호 기조’가 여전히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거나 아니면 FOMC 영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미일 수 있어 주목된다.

뉴욕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미국 선물시장에선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0%로 키웠다. 전날 FOMC(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12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정작 이날 미국 달러가치는 약세를 나타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92.20으로 0.27% 하락했다. 전날엔 0.7% 급등했었다.

반면 이날 미국 달러의 최대 상대 통화인 유로의 가치는 전날의 급락세를 뒤로 하고 반등했다. 그리고 이것이 이날 달러가치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유로는 달러인덱스를 결정하는 6대 통화 중 가장 큰 비중(약 60%)을 차지한다. 따라서 유로가 뛰면 달러가 고개를 숙이는 경우가 많다. 이날이 그랬다.

이날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는 1.1932 달러(한국시각 22일 새벽 5시32분 기준)로 전날 비슷한 시각의 1.1892달러 보다 껑충 뛰었다.

최근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도 나쁘지 않지만 유로존의 경제 흐름은 더욱 견고하다. 특히 추락했던 포르투갈마저 정상 신용등급을 회복했을 정도다. 이런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에 이어 유로존 중앙은행의 향후 통화정책 변경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한편 이날 달러 대비 엔화가치 약세가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국 달러가치가 하락했는데도 달러인덱스를 결정하는 6대 통화 중 하나인 일본의 엔화가치 역시 달러 대비 내림세를 이어가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112.55엔까지 솟구쳤다. 이는 전날의 112.29엔 보다 더욱 높아진 것이다. 엔화환율 연일 상승이다. 전날 미국 FOMC는 “통화 긴축”을 선언한 반면 일본은행은 “현행 경기부양책 지속”을 외친 것이 미국 달러 대비 엔화가치 추락의 핵심 요인이 됐다. 엔화환율이 올랐다는 건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하락했다는 의미다.

이로써 달러 대비 엔화의 가치는 2개월래 최저치로 추락했다.

이진혁 전 파생시장협의회 회장은 “지금 상황만 놓고 보면 미국 연준과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이 정 반대로 향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한 엔저(엔화가치 하락) 여부를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엔저가 지속될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 경제에 새로운 악재가 될 수 있어 주목된다. 엔저는 일본 수출에 특히 유리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 자동차와 경쟁하는 토요타, 혼다 등은 최근 '新 엔저'를 만끽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중국의 사드 보복, 미국의 FTA(자유무역협정) 시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엔저 여파까지 가중될 경우 한국의 경제는 더욱 불리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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