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북한의 나진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연결하는 페리는 지난 5월부터 운항을 시작했다. 승객이 193명의 정원 가운데 겨우 4분의1을 채우면 다행인 상황이다. 적자운항이 불가피하다.

러시아는 현재 미국으로부터 북한과의 경제교류를 중단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러시아에 대한 경제재제 해제 또는 완화의 명분을 쌓는 것이 훨씬 더 이득일 수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오히려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였다가 북한과의 관계를 놓치는 것을 더 큰 손실로 여기고 있다.

블룸버그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의 아시아 전문가인 게오르기 톨로라야는 “북한이 러시아를 주요국으로 간주하지 않을 때 불이익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에게 ‘러시아가 미국의 편에 서 있다’는 인식을 주는 것은 러시아의 이해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현재 러시아에 대해 3만~5만 명의 북한 이주노동자를 받아들이는 제도를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이들 노동자를 통해 매년 3000만~5000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달 초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 이후에도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과 러시아의 입장 차이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도 확인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핵개발을 억제하기 위한 중국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러시아의 전문가인 알렉산데르 가부에프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무장을 포기하게 만들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국가는 없다”고 지적했다.

나진과 블라디보스톡의 여객선을 운영하는 블라디미르 보그다노프는 수개월내 사업의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트럼프를 걱정하지 않는다”며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으로 이 항로가 평화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초라하게 색칠한 우리 작은 배 또한 평화로 가는 길을 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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