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규 금융연구원 박사 "Fed는 중국은 몰라도 한국까지 배려하지 않을 것"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최근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Fed)은행 총재가 서울을 방문해 “Fed의 이번 금리 인상 단계에서는 금리를 3%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의 오랜 측근으로 잘 알려진 윌리엄스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본지 독자들에게는 전혀 놀라운 것이 못된다. 이미 지난해 초, 본지는 이같은 Fed의 움직임을 정확히 예상하고 있던 국내 전문가의 전망을 독자들에게 전했다. (관련기사: "3년 후 미국 금리가 지금보다 14배나 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 한국 재정학회장도 맡고 있는 박종규 금융연구원 박사.

한국금융연구원의 거시경제 전문가인 박종규 박사는 Fed가 7년 만에 제로금리에서 탈피한 직후인 2016년 1월의 전망에서 3년 동안 매년 1%포인트씩 3.25%로의 연방기금 금리 인상을 예상했었다.

그러나 2016년에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으로 인해 금리 인상이 0.25%포인트에 그쳤다. 하지만 올 들어 Fed는 이미 0.5%포인트 인상을 했고 최소한 또 한 차례 금리 인상을 준비 중이다.

더욱이 윌리엄스 총재는 지난 1일 한국은행 주최 세미나 참석을 위해 서울을 방문한 자리에서 “Fed가 연방기금금리를 3%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인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Fed의 이번 긴축 단계에서 2.75% 수준으로 금리를 올린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는 박종규 박사의 지난해 1월 전망에서 브렉시트와 트럼프 당선을 감안한 수준과 일치한다. 박 박사는 올해부터 한국 재정학회장도 맡고 있다.

Fed가 통화 긴축단계에 들어서면서 연속 금리인상을 할 경우 한국의 1997년 외환위기 직전과 흡사한 점으로 인해 우려를 낳고 있다.

Fed는 1994년 연속적인 금리인상을 통해 연방기금금리를 3%에서 6%로 두 배로 올렸다. 이로 인해 국제투자자금이 미국으로 역류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1997년 외환위기를 겪은 중요한 원인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박종규 박사는 2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Fed가 당시에는 금리를 마구 올린 경향이 있지만 지금은 미국의 고용지표를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고 중국과 같이 중요한 해외 동향에도 주의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이 Fed의 긴축단계를 잘 대응하느냐는 별개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박사는 “현재 경기가 좋아지고는 있지만, 호황이라기보다는 조금씩 회복되는 수준이며 무엇보다 심각한 가계부채 상황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그는 “Fed가 중국과 같이 시장 비중이 큰 다른 나라의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유의하고 있지만 한국의 상황까지 감안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Fed가 통화긴축 단계를 통해 금리를 3% 가까운 수준으로 올리는 것에 대해서는 국내의 전문가와 Fed의 핵심인사의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 이로 인해 1997년의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이 재발하는 것을 막으려면 국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건전성을 회복해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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