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지금 협상 직전 최대한의 카드를 밀어붙이고 있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해 집중적인 요구들을 쏟아냈다. 이 때문에 원화가치가 절하돼 원화환율이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미국시간) 로이터와 인터뷰를 갖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개정이나 폐기, 사드 배치 비용의 한국 부담을 요구하고 북한에 대해서는 “아주 아주 심각한 갈등(major, major conflict)”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달러 대비 원화환율은 28일 오후 1시54분(한국시간) 현재 1달러당 1134.8 원으로 전날보다 0.42%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상승원인이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홈페이지.
로이터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해 밝힌 발언은 협상직전 최대한 자신의 카드를 들이미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과는 “매우 어렵겠지만 외교적으로 해결하기를 원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밝히면서도 심각한 위협을 강조했다. 이와 동시에 한국에 대해 사드 미사일 배치 비용 10억 달러를 요구했다. 
 
백악관은 현재 멕시코 장벽 건설 지원 자금 15억 달러에 대한 민주당의 반대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연방정부가 29일 폐쇄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민주당과 예산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민주당은 멕시코 장벽 예산의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법인세 감면도 부족한 세수 충당 방침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금융시장의 의구심을 사고 있다. 이래저래 곳곳에서 돈이 부족한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적으로 한국에 대해 크게 손을 벌리고 있다.
 
그는 또 한미 FTA의 전면 폐기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한국으로서는 최대한 국익을 지키기 위해 일부의 불가피한 양보를 고려해야 될 상황이 됐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의중이 한미 FTA 인지, 사드인지, 아니면 북한에 대한 재제나 응징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사드는 한미 FTA의 한국 양보를 더 크게 받아내기 위한 사전 포석인지, 또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시 한 번 북한과의 긴장을 강조한 것인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태도는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한국에 대한 모습과는 크게 다르다. 동맹국의 전임 대통령이 탄핵돼 비상시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요구를 쏟아내는 것은 정치인 출신 대통령들의 정서적인 접근 방식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기업인 출신 대통령 임기를 경험해 본 한국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대통령들과 다른 점에 대해 치밀한 분석을 해야 할 것으로 요구된다.
 
현재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진행 중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또한 다른 대통령과 달라 보이는 점이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인들에게 반감을 살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방한 과정에서 만찬 취소 논란을 일으키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안보를 강조하기 위해 찾아와서는 한미 FTA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한미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예사롭지 않은 시기다. 이런 때 한국 국민들은 냉정하면서도 조급하지 않는 자세로 한국 정부에 최대한 힘을 실어줘서 최적의 대응 여건을 조성해 줄 필요가 제기된다.
 
“무조건 동맹국 미국의 요구에 응하자”는 것은 협상에 나서기도 전에 한국 정부의 손발을 스스로 묶는 것이고 “미국은 더 이상 동맹국 아니다”는 태도는 위험천만한 벼랑 끝 전술이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