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표 호전, 연준 금리인상 강조, 트럼프의 美 경제 옹호에도 달러 낙폭 커져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16일(미국시각)에도 미국 달러가치 흐름은 의외였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가 굳건한 흐름을 보이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증시를 치켜세웠는데도 달러가치는 전일에 이어 이틀 연속 하락했다. 게다가 일부 연준인사의 금리인상 옹호 발언이 계속 쏟아졌는데도 달러 낙폭이 커져 그 배경이 주목된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가 100.46으로 전일 대비 0.62% 하락했다. 이틀 연속 하락이다. 전날에도 달러 인덱스는 0.07% 떨어졌었다.

이날에도 달러 인덱스 하락은 선뜻 납득이 가지 않았다. 경제지표가 양호했고 연준 인사들의 금리인상 주장도 잇따랐다. 게다가 트럼프까지 등판해 미국경제를 낙관했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지난 1월 미국의 주택착공 허가건수는 128만5000채로 1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날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미국의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3만9000명으로 월스트리트저널이 내놓은 시장 예상치 24만3000명을 밑돌았다”고 밝혔다.

여기에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도 “2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 지수가 전월의 23.6에서 43.6으로 껑충 뛰었다”면서 “이는 월스트리트저널 전망치 17.8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 뿐 아니다.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국 주식시장이 몇십 년 만에 가장 긴 상승세를 보이며 사상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다”며 “세금 계획이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자신감과 낙관론이 높은 수준이다”며 미국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여기에 이날 연설에 나선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들도 대체로 금리 인상에 우호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진단했다. 록하트 총재는 이날 한 경제TV와의 인터뷰에서 “옐런 의장이 이번 주 이틀에 걸친 의회 증언에서 올해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을 시사했다“며 ”연준이 경제 상황에 따라 올해 2~3번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경제지표는 경제가 예상보다 좀 더 개선되고 있음을 시사했다”며 “3월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런가 하면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도 “올해 기준금리 인상이 점진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피셔 부의장은 한 경제TV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기준금리가 몇 차례 인상될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물가 상승률이 2%에 가까워지고 고용시장이 호조를 이어간다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거의 예상했던 경로를 나타낼 것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온갖 달러 강세 요인에도 이날 정작 달러가치는 전날보다 하락폭이 커져 눈길을 끌었다.

왜 그럴까.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거의 마무리된 상황에서 실적 개선은 시장 가격에 이미 반영됐다”며 “트럼프의 정책이 주가 수준을 정당화할 수 있을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애널리스트들이 환율에 대해 직접 언급은 안했지만 미국의 트럼프 정책에 대한 검증은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미국 경제에 불확실한 측면이 있다는 얘기이고 이런 가운데 달러가치가 연일 하락했다. 그래서일까. JP모건 등 월가 주요 기관들은 5,6월이나 돼야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이란 진단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에도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3월과 5월 25bp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22.1%와 40.0%로 반영했다. 이는 월가가 3,5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50% 미만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미국 달러가치는 연일 하락했다.

미국 달러가치가 연일 하락하고 낙폭도 커지자 달러 대비 엔화 및 유로, 파운드화의 가치는 동반 절상됐다. 특히 엔화가치 절상폭이 컸다. 엔-달러 환율이 급락한 것이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유로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유로 환율은 1.0674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전날의 1.0607달러보다 껑충 뛴 것이다. 달러-유로 환율은 이틀 연속 상승했다.

이날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파운드 환율은 1.248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의 1.2459달러 보다 상승한 것이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113.25엔까지 추락했다. 이틀전 114.26엔, 전날의 114.10엔보다 크게 낮아진 것이다. 엔-달러 환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절상됐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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