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김의태 기자] 템스강을 사이에 두고 런던의 상징인 세인트폴 대성당과 마주보고있는 ‘테이트 모던’ 미술관은 이제 내셔널 갤러리(국립미술관)를 누르고 매년 500만명 이상이 찾는 영국 최고의 미술관으로 떠올랐다. 2000년 초 템스강 남쪽의 폐쇄된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를 개조해 문을 열 때는 생각도 못한 일이었다. 우뚝 솟은 굴뚝과 빨간 벽돌의 외벽만이 옛 발전소였음을 말해준다.

밀레니엄 돔을 짓는데 예산을 모두 써버리는 바람에 테이트 미술관의 분관을 새로 지을 여유가 없어 발전소를 고쳐 만들었는데 런던의 명물이 된 것이다.

테이트 모던을 나와 템스강 위 밀레니엄 브리지를 통해 세인트폴 대성당까지 걸어가는 관광코스도 인기다.

▲ 당인리문화창작발전소 조감도(출처=문체부)

우리나라 최초의 화력발전소인 당인리발전소(서울화력발전소)가 시설 노후로 가동이 중단됐다. 발전시설은 새로 지하에 건설하고 기존 4, 5호기 건물은 공연장, 전시장을 갖춘 복합문화 공간인 ‘문화창작발전소’로 탈바꿈한다.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을 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새 발전설비 용량은 40만kW급 LNG 발전기 2기로 보통 100만kW급인 원전 1기에 버금간다. 총 공사비로 1조원이 투입되며 현재 공정율은 70%로 올해 말 준공 예정이다. 80만kW면 22만 가구가 쓸 수 있는 용량이다.

이처럼 대규모 화력 발전소를 도심 지하 30~40m에 짓는 것은 세계 최초다.

당인리발전소는 1930년 처음 발전을 시작해 70년대에는 서울 전력수요의 75%를 공급하기도 했다. 당초 석탄을 연료로 썼으나 환경오염문제가 제기되면서 1993년 발전연료를 LNG로 바꿨다.

▲ 당인리발전소

이후 발전기 노후화와 도심 미관 문제로 발전소 폐지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유사시 서울에 전력 공급을 위해 발전소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와 지하화로 방향을 잡았다. 발전소를 운영하는 중부발전은 마포구와 협의를 거쳐 2013년 6월 공사에 착수했다.

서울복합화력건설사업은 한국전력기술이 설계를, 두산중공업이 주기기를 공급한다. 토건공사는 포스코건설과 삼부, 경남, 유호 등이 맡는다. 기전공사는 롯데건설과 풍림, 이테크, 흥진이 참여하고 있다. 88m 높이의 굴뚝 2개는 테이트 모던처럼 상징으로 살려둔다.

특히 안전에 신경을 썼다. 가스 누출, 폭발 우려 때문이다. 원전 외벽보다 두꺼운 콘크리트 외벽과 차수벽이 발전시설을 감싸게 된다. 연료인 LNG는 시설내에 저장하지 않고 외부에서 끌어쓴다.

새 발전설비가 가동되면 서울의 전력 자급률은 3.7%에서 10%로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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