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개헌 부결에도 미국 외환시장 큰 동요 없어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5일(미국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고위 인사들이 12월 기준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내년에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도 인정했다. 그러나 달러가치는 하락해 눈길을 끌었다. 엔화환율도 113엔대에서 소폭만 움직였다.

뉴욕 월가와 골든브릿지 투자증권의 ‘골든 매크로 앤 파이낸셜 데일리’에 따르면 이날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상당한’ 불확실성이 발생했다”면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통화정책을 어떻게 수정할 것인지 예단 하기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트럼프의 경기 부양책으로 경기 확장 속도가 빨라진다면 기준금리 인상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더들리 총재는 이날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임금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고용 상황이 추가적으로 개선될 것이며 이는 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2%에 더 가깝게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미국 경제가 현재의 궤도에 머무른다면 통화정책을 약간 점진적으로 단기 금리 수준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덜 완화적으로 만드는 것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더들리 총재는 재닛 옐런 FRB 의장의 최측근으로 상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에 있다.

그는 다만 “향후 몇 년간 재정정책이 미칠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하다”면서 “지금 시점에서 확실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시기상조다”고 덧붙였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이날 “(미국은 지금) 금리 상승기의 시작점에 있다”며 “기준금리가 계속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인프라 투자 계획이 좋을 수 있고 법인세 합리화는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현명한 정부지출과 조세 개혁은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에반스 총재는 “당장은 미국의 실업률이 이미 매우 낮기 때문에 노골적인 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한 부양책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에반스 총재는 내년 미국 경제가 2~2.5%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트럼프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법인세 감면 조치가 미국의 생산성을 일시적으로 향상시키며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들 두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금리인상의 당위성을 강조했지만 이날에도 미국 달러가치는 약세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도 113.76엔으로 직전 거래일의 113.50달러와 비슷한 수준에서 움직였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주에 주로 114엔대에서 머물다가 지난 주말 치러진 이탈리아 개헌 투표가 부결되면서 113엔대로 내려 앉은 상황이다.

 

[기사 작성=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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