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금리로 현금보관 수요 늘어나...금고 출하량 62% 급증

▲ 일본에서 개인금고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돈을 장독대에 묻어두는 게 낫겠다’는 속설이 일본에서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행이 지난 연초에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현금보관용 개인금고의 판매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28일 일본 도쿄 무역관 및 일본경제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집에서 보관하기 쉽고 간편한 가정용 소형금고가 인기를 끌고 있다. 금고 판매량이 급증하자 일부 금고 판매점에서는 가정용 금고 특설 판매장을 설치하기도 했다.

일본 최대 금고 기업인 에코 담당자는 동양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금고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10% 증가했다”며 “개인용 금고 판매가 이처럼 늘어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방범 기능을 갖춘 도난방지 금고보다는 2만엔대 후반의 비교적 값싼 내화금고가 더 잘 팔린다.

개인금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일본 내 금고 출하량도 급증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1~8월 내화금고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늘어난 10만7500개를 기록했다.

이처럼 개인금고 판매가 크게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 연초에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발표하면서부터다. 돈을 맡겨 놓으면 이자를 도로 내놓아야 하는 현실에 맞닥뜨리자 현금을 직접 보관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부터 발부된 마이넘버 카드를 개인금고 등에 안전하게 보관하려는 수요도 늘어났다. 직원들의 마이넘버 정보를 보관을 위해 음식점 등 중소기업 사업주의 금고 구매도 증가해, 가정용뿐 아니라 기업용 금고도 잘 팔리는 추세다.

일본의 금고 수요는 금고 수입까지 증가하게 만들었다. 지난 1~8월 일본의 금고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6% 증가했다. 한국의 금고 수출기업은 일본 지역의 판매가 3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본의 금고 업계는  2017년에는 개인용 금고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대비한 호텔 등의 기업용 금고가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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