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 "설비 투자 부진 속에서도 2분기 R&D 투자는 17% 급증"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미국 기업들이 설비투자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는 약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미국시각) 미국 상무부는 지난 2분기 중 민간 기업들의 R&D 투자가 17%(연율 환산)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6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다만 기계 장비와 건물 등에 대한 투자는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매뉴팩처러스 얼라이언스의 대니얼 멕스트로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가 하강할 때 기업들은 기계와 공장 등에 대한 투자를 연기할 수 있다”며 “하지만 R&D는 씨를 뿌리는 것과 같아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개발 중인 제품이 항상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중반 이후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새로운 유전과 시추 장비에 대한 투자는 감소했다.

하지만 제너럴 일렉트릭(GE)은 이달 초 오클라호마에 오일&가스 연구센터를 열었다. 로렌조 시모넬리 오일&가스 부문 대표는 “시장 상황이 힘들지만 R&D는 이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산업 전반에도 이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후 미국 경제는 기업들의 설비투자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비주거용 투자의 경우 2015년 후반부터 올해 초까지 계속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3분기 연속 설비투자가 감소한 반면 소프트웨어와 R&D를 포함한 지적 재산권에 대한 투자는 증가했다.

2007년 말 이후 지적 재산권에 대한 투자는 29% 증가했고 이 가운데 R&D 분야는 23%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장비 구매는 15% 증가하는데 그쳤고 건물 신축 비용은 19% 감소했다.

기업들도 전자상거래가 확산되면서 점포 확대 대신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기반시설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월마트의 경우 신규 점포를 줄이고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기업들의 자본지출이 안정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제 유가가 상승 반전하면서 미국의 원유 시설 투자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비록 9월에 다시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 8월까지 비국방 자본재 신규 주문은 3개월 연속 증가했다.


[기사 작성=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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