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 의구심 일며 미국 달러 급등...엔, 유로, 파운드 가치는 동반 추락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26일(미국시각) 미국과 유럽의 금융시장이 뒤숭숭했다. 중앙은행의 양적완화(대규모 돈풀기식 경기부양) 지속 여부에 대한 의구심이 일면서 유럽과 미국의 국채시장에선 투매현상이 나타났고 미국증시는 이에 놀라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뉴욕 외환시장도 마찬가지였다. 미국의 제조업 지표는 부진한 것으로 발표됐지만 미국 달러가치는 뛰었다. 각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효과가 의심을 받자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확고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달러가치가 더 뛴 것이다. 또한 유럽 불안 속에 유로화가치가 떨어진 것도 달러가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달러가 뛰자 달러 인덱스를 구성하는 주요 상대 통화인 엔화와 파운드화 가치도 급락했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98.88로 전일 대비 0.27% 상승했다.

이날 서방 금융시장은 어수선했다. 중앙은행들이 양적완화를 지속하겠느냐는 의구심이 확대됐다. 그러자 독일, 영국, 미국의 국채 시장이 술렁거렸다. 이들 시장에서 국채 투매현상이 일어났다. 이들 국가의 국채금리도 껑충 뛰었다. 국채 금리가 뛰었다는 것은 국채 가격이 급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미국에선 9월 내구재 수주가 전월 대비 0.1% 감소한 것으로 발표됐다. 시장에선 전월과 동일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제조업 경기는 여전히 오락가락 하고 있다는 신호다.

하지만 이것이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시장은 전했다.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은 양적완화 지속 가능성에 의구심을 받는 상황에서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확고했다.

그러자 미국 달러가 절상됐다. 이날 유럽시장이 뒤숭숭해지면서 유로화가 하락한 것도 미국 달러가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유로화는 달러 인덱스를 결정하는 6개국 통화 중 무려 60%나 되는 비중을 차지한다. 유로화 하락은 달러 상승 요인인 셈이다. 이날에도 그랬다.

이날 달러 대비 유로화는 1.0900달러로 전날의 1.0909달러보다 후퇴했다.

달러 대비 영국 파운드화도 1.2167달러로 전날의 1.2246달러보다 크게 떨어졌다. 이날 영국에선 3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5%나 상승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쇼크가 아직은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으나 미국 달러가치가 뛰자 영국의 파운드화도 고개를 숙였다.

일본 엔화가치도 달러 절상 앞에 무릎을 꿇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105.23엔으로 전날의 104.48엔보다 껑충 뛰었다. 달러-엔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 아베 정부는 그간 달러-엔 환율이 추락하면서 고민이 컸는데 최근엔 미국 덕분에 손 안대고 엔화가치 약세 혜택을 누리고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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