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9월 정책 이후 엔화가치 4.1% 절하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는 하는 일마다 기대와 정반대 역효과가 나는 곤란한 처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사진=뉴시스.

엔화가치를 절하시키기 위해 양적완화, 마이너스 금리 등 이런저런 정책들을 꺼내들었지만 그 때마다 결과는 엔화환율 급락, 즉 엔화가치의 급격한 절상이었다.

일본은행이 정책을 취할 때마다 국제 투자자들은 뭔가 큰 일이 일어나는 것으로 여겨, 아시아 최대 안전통화인 엔화를 오히려 집중매입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난 9월, 무조건 채권을 사들이는 양적완화 방식을 장기채 금리를 낮추는 쪽으로 바꾼 결정을 내린 이후, 드디어 구로다 총재가 의도했던 엔화환율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 피델리티는 내년 말 엔화환율이 110~120 달러선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은 미국과 일본 중앙은행의 정책 행보 차이에 근거를 두고 있다.

피델리티의 다카시 마루야마는 인터뷰를 통해 일본은행의 결정이 엔고로 인해 경제를 어렵게 하는 일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고 미국이 2% 가량의 성장을 지속할 경우 엔화는 크게 절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엔화환율의 중장기 상승이 양적완화로 불가능해 일본은행은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방식으로 변경해 (정책의) 지속성을 높였는데 매우 논리적인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은행이 9월21일 정책회의를 가진 이후 엔화는 미국달러에 대해 4.1% 절하됐다.

블룸버그는 또 뱅크오브어메리카(BoA)메릴린치도 엔화환율이 115엔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전했다. BoA 역시 일본은행의 9월 결정이 정책의 지속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 또한 일본은행의 정책에 따라 엔고 우려 없이 인플레이션을 촉진하기 위한 재정지출을 할 수 있게 됐다고 BoA는 밝혔다.

일본은행이 지난 1월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직후 엔화환율이 오히려 두 자릿수로 급락하는 일이 벌어져, 구로다 총재는 크게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뿐만 아니라 마이너스 금리가 은행권의 반발을 불러와 일본 최대은행인 도쿄-미츠비시 은행이 국채 프라이머리 딜러자격을 반납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9월 정책을 수정한 이후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긍정적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미국달러 대비 엔화환율은 25일 오후 4시4분(한국시간) 현재 104.45 엔으로 전날보다 0.26%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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