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한때 6% 이상 껑충...러시아가 변수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8년 만에 처음으로 원유 생산량 감축에 합의하면서 국제 원유시장이 뜻밖의 호재를 맞았다.

28일(미국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OPEC 회원국들은 원유 생산량을 최대 하루평균 3250만배럴 수준으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사우디와 이란이 서로 간의 의견차이를 일부 해소한 것임을 제시해 주었다.

OPEC이 8년 만에 처음으로 원유 생산량 감축에 사전 합의를 한 것이다. 유가는 사우디와 이란 간 의견 차이로 지난 2014년 이후 지속되어온 원유 생산 증가(감축 불발)를 전망한 트레이더들을 놀라게 하며 장중에 6% 넘게 상승했다.

이란의 비잔 잔가네 원유 장관은 알제리에서 개최된 회의 직후 “OPEC은 일평균 원유 생산량을 3250만배럴에서 3300만배럴 수준에 고정시키자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몇몇 OPEC 회원국이 원유 생산량을 감축해야 하지만 이란은 생산량을 동결시키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논의가 더욱 진행되어야 하는데, OPEC은 다음 번 회의인 11월 말 회의 이전까지 각 개별 국가들에 대한 감축량을 결정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합의에 따라 일평균 원유 생산량 목표치의 하단은 지난 8월 수준에서부터 75만배럴 감소하게 됐다.

이번 합의는 OPEC 회원국들에게만 활기를 불어넣지는 않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번 합의 덕분에 거대 기업인 엑손모빌에서부터 소형 셰일원유 기업에 이르기까지 에너지 산업 전체가 혜택을 보게 될 것이고 러시아나 사우디와 같은 원유 부국의 경제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는 가격 수준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기도 해 향후 파급 효과가 주목된다.

프랑스 대형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의 글로벌 원유시장 담당 Mike Wittner 연구원은 “이번 감축은 분명히 긍정적이다”며 “보다 중요한 점은 사우디가 다시 시장 관리자의 역할을 담당하는 시기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합의는 2014년 이후 계속해서 충돌을 빚은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의미도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런던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최대 6.5% 상승한 48.96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엑손모빌의 주가는 4.2% 상승하며 지난 2월 이후 하루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OPEC 회원국들의 생산 비중은 IEA(국제에너지기구)가 내년도 원유시장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었다. Vitol Group BV의 회장 Ian Taylor는 “원유 생산국들이 생산량을 감축시키지 않는다면 원유시장은 2018년까지도 계속해서 초과공급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진단했었다. 이어 그는 “나는 유가가 크게 상승할 합당한 근거를 찾지 못했는데, 시장은 여전히 크게 초과공급 상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었다.

한편, OPEC이 생산량 감축에 합의했지만 러시아는 소련 시절 이후 사상 최대의 원유 공급량을 보여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전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는 9월 중 일평균 1110만배럴을 생산하며 8월 대비 40만배럴 증가시켰다. 러시아도 이번 알제리 회의에 참석했지만 OPEC 회원국들 간의 합의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컨설팅 업체인 Medley Global Advisors의 Yassser Elguindi는 “지난 2년 동안, OPEC은 원유시장을 방관했지만 이번 알제리 회의에서의 합의는 공급 관리로의 회귀신호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과 같은 상황은 사우디에서부터의 낮은 생산량이, 만약 유가를 상승시킨다면 이로부터 수익이 증가할 것임을 제시해준다”고 덧붙였다.


[기사 작성=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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